글번호
7361
분류
인문학탐방
작성일
2017.03.09
수정일
2017.03.09
작성자
yujin
조회수
587

[부산일보/강신준의 정의로운 경제]고용대란에 올바로 대처하려면 - 강신준 경제학과 교수

 [부산일보/강신준의 정의로운 경제]고용대란에 올바로 대처하려면 - 강신준 경제학과 교수 첨부 이미지


 [부산일보/강신준의 정의로운 경제]고용대란에 올바로 대처하려면 - 강신준 경제학과 교수


대통령의 탄핵사태로 어수선한 틈을 타서 AI로 인한 피해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데 더해서 이번에는 사상 최대의 고용 대란이 밀어닥치고 있다. 2016년 실업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하고 청년실업률이 9.8%를 기록했다는 통계청의 발표가 그것이다. 이들 수치는 모두 2000년 새로운 방식의 실업통계가 집계된 이후 사상 최대이다. 여러모로 대통령을 잘못 뽑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AI도 그렇지만 고용문제 또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중심교역국인 미국, 중국, 일본 모두 사드 반발, 보호무역주의, 소녀상 외교마찰 등의 암초를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촛불 이후 대선에서 일자리 문제는 핵심 이슈로 떠오를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일자리 문제를 둘러싸고 경제학에는 서로 다른 두 관점이 존재한다. 경제학이 두 개이기 때문인데 자연히 처방도 다르다. 차이는 실업의 원인을 이해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소위 주류경제학에서는 실업의 원인을 당사자에게서 찾는다. 취업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얘기이다. 빌 게이츠는 2008년 다보스 포럼에서 실업이 창의성의 부족 때문이라고 주장했고 대학에서도 취업캠프를 통해 자기소개서 작성법, 면접 요령, 외모 관리 등을 끊임없이 가르치고 있다. 모두 취업지망생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실업자 100만 넘어선 고용 위기  
주류경제학에선 개인 문제 치부  
개인 경쟁력으론 '일자리 한계'  
'고용 없는 성장'의 자본 특성상  
돈 몰리는 대기업은 일자리 감축  

일자리 문제, 사회적 관계서 모색  
공공부문·중소기업 고용에 해법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 처방에서 이상한 진실을 발견할 수 있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서 주인공은 정부 관리로부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강의를 종용받고 이렇게 되묻는다. 경쟁력을 높이면 없던 일자리가 새로 생기느냐는 것이다. 이 처방은 일자리가 노동자 혼자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일자리는 노동력과 자본(생산수단)이라는 두 요소의 결합을 의미하고 자본주의에서 이들 요소는 각기 다른 두 사람이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일자리는 두 사람의 상호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전문용어로는 '고용관계'라고 부른다. 한 사람이 경쟁력을 높인다고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경제학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는 일자리 문제를 개인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서 찾는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일자리의 부족은 자본에 그 원인이 있고 무엇보다 자본이 일자리에 사용되지 않는 데에 있다. 우리 사회만 하더라도 2015년 말 30대 재벌이 내부에 쌓아 두고 사용하지 않은 유보금이 753조 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자본이 이처럼 놀려지는 까닭은 자본의 속성 때문이다. 자본은 돈을 벌면 더 많이 벌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일자리를 줄여야 한다. '자본축적의 법칙'이라는 것으로 대개 '고용 없는 성장'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자본이 커질수록, 즉 대기업일수록 일자리를 줄이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결국, 일자리 문제의 해법은 이들 놀려지는 자본을 일자리 창출에 돌려야 하고 따라서 대기업에 과도하게 몰리는 자본을 중소기업과 공공부문으로 분산하는 데에 있다. 정부의 산업정책이 그것을 담당한다. 사실 지금의 고용 대란은 지난 두 정부가 줄곧 대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에만 골몰했기 때문에 불러온 것이다. 우리나라 공공부문의 고용비중은 OECD 평균인 21.3%에 한참 못 미치는 7.6%에 불과하고 고용유발계수(2013년 기준, 매출 10억 원당 고용인원)도 대기업이 5.5명이었는데 반해 중소기업은 9.7명이었다. 고용 대란의 원인이 어디에 있으며 정부의 산업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알려주는 지표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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